와쟈! 2006.04.27 05:32 조회 7373

2월 6일 (다섯째 날)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 레포츠를 하나 할라구 했는데 그놈의 소나기가 와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레포츠는커녕 오늘 이 곳 파타야 섬을 벗어날 수 있을지도 걱정이되었다. 우린 숙소로 돌아가서 포켓볼을 치면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우리는 레포츠를 포기하고 그만 이 곳 파타야 섬을 떠나기로 하였다. 아쉽지만 친절한 나가 방갈로 사람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엘리 야후와도 헤어지고 우리는 다시 배를 타고 꼬사멧으로 향하기 시작하였다. 희영이가 말문을 열었다 "야~ 니들 왜 나만 빼고 놀았어~?" 헛!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우리 빼고 혼자서 엘리 야후와 잘만 놀던 희영이가 되려 우리에게 화를 내다니! "희영아~ 엘리랑 노는 거 재밌어 하는거 아니었어?" 라는 나의 질문에... 희영이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면서 어제주었던 편지를 내게 보이며 엘리야후가 자기한테 청혼을 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돼 ^^ 하지만 영어로 쓰인 그 내용은 청혼이 맞았다.. 하하 여행하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희영이는 엘리가 싫었지만 그가 계속 옆에 붙었다고 한다. 그러며 스스럼 없이 엘리가 준 러브레터를 갈기갈기 찢은 후 모든 기억은 다 잊겠다는 듯이 편지 조각을 태국의 아름다운 물결에 흐트려 버린다... 훗~! 아무튼 희영이는 우리와 노는 게 싫었던 게 아니구나!

돌아오는 배에는 '명희'를 닮은 중국인도 있었고 정말 이쁜 서양 꼬마애도 만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먹을 걸 사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왔다. ㅎㅎ 오늘은 무계획의 계획의 날!! 여행도 막바지에 달았으니 우린 지금껏 가난하게 생활한 대신 마지막은 화려하게 장식하기로 했다. 만오천원짜리 호텔!!! 싸보이지만 태국에선 ★★★★★의 호텔이다! 그 무지막지하게 더운 방콕도 호텔안은 서늘하드라~ 우와 호텔 안에 수영장도 있고... 최고닷! 우린 대강 짐을 풀고 툭툭이 (3륜차)를 타고 네이비라는 만오천원에 랍스터를 먹을 수 있는 장소로 가려하였으나 툭툭이 운전수가 그 곳은 이미 문이 닫혔다고 다른 랍스타 가게로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그곳은!!! 한 마리에 1500바트가 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우린 툭툭이 기사가 사기를 쳤다고 생각하고 랍스타는 나중에 먹기로 결정~!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에 갔다. 차이나타운에 가니 제일 먼저 눈이 돌아간 건 희영이었다. 하긴... 5일째 거의 밥을 굶다시피하였으니... 눈이 돌아갈 만하다. 우린 왕새우 구이와 조개 요리를 먹었다... 희영이가 왕새우의 과반수를 먹었다는 전설이있다 ^^; (믿거나 말거나) 암튼 희영이가 많이 먹어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이대로 굶어죽는 줄 알았으니깐... 차이나타운에서 배를 채운 후 우린 드디어 여행 첫날부터 바라고 바라던 '팟퐁 로드'를 향했다.

기념품의 천국이자 sex 여행 상품의 본거지 팟퐁로드!!! 길거리에서 여자들과 호객꾼들이 유혹하며 나체쇼를 밖에서도 볼 수 있다던 하지만 마피아들과 총기 소지자들이 있다는 팟퐁로드에 여행 다섯째날 우린 드디어 가게 된 것이다... 내가 시계에 관심을 보이자 주인 아줌마가 700바트를 외친다... 내가 한두 번 당해보나? ^^ 무시하고 뒤로 돌아서니 아줌마가 500! 400! 300바트!! 하며 소리친다... 가격이 어느새 절반으로 줄은 것이다... ㅎㅎ 하지만 다른 곳에 가서 시계를 구입하려고 돌아다니다 2000바트짜리 내가 맘에 들어하는 시계가 있다... 좀 흉악하게 생긴 아저씨가 파는 데 나에게 원하는 가격을 대란다... 내가... "300바트"를 제시하니 내게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다... 하긴 내가 미쳤지... 가격을 1/7로 내렸으니... 더있다간 총맞을 거 같아서 못사구 조용히 물러났다. 우리가 태국에 와서 물건 깎는 법은 대충 알아갔다...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주인과 흥정을 하고 주인이 아무리 완강해도 함께 사진 찌고 'we are friend!" 한 번 외쳐주면 가격은 주로 내려간다... 그들은 의외로 친근감 있으며 사진 찍는 걸 진짜 좋아한다. 난 시계와 무에타이 바지 그리고 세팍타크로 공을 샀다.

늦은 시각... 우리는 하이네켄 맥주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참 좋다 방콕의 야경이... 아아 단 한 칸의 침대 위에서 세 명이 누워 자던 게 엊그제 일인데 우리가 이렇게 눈부신 방콕의 야경을 호텔 우리 방 창문을 통해 바라보며 하이테켄 한 병을 마시고 있을 줄이야... 한 편으로 기쁘면서 한 편으로는 태국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렀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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