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무 2006.03.25 18:22 조회 7147

2년전, 태국 푸켓에 여행을 갔다...
큰형부 부부와 친정 엄마와 나...이렇게 넷이서...

어느곳이었는지 명칭은 생각나지 않지만
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그곳에서 카누를 타고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코스가 있었다...
뗏목도 아닌 고무보트같은 카누를 탄다는게 너무 무서워
버티고 버티다가 다른 사람들 모두 바다로 나간후
결국 맨 꼴찌로 엄마와 2인 1조가 되어 카누에 올라탔다...
(원주민은 뒤에 앉아 노를 저어줬음)

바닷길을 조금씩 헤쳐나가면서
무서운 마음도 서서히 사라져가고, 하늘이 트인 동굴을
건널땐 신기한 마음에 셔터를 연신 눌러대기도 했다...^^

웬만큼 구경을 하고 이제 배로 돌아갈 시간...
다른 배들은 대부분 큰 배로 돌아가고,
큰언니네 부부 배, 우리 배, 그리고 한두척만 큰 배로 돌아가는 중인데
저쪽 건너편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는거다...
노를 젓는 원주민 아저씨도 옆 배에 탄 원주민 아저씨에게
"쏼라 쏼라" 하며 다급한 목소리로 얘기를 건네고....
배에 앉은 우린 조금씩 불안해졌다...

그리고 몇분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쏟아지는 폭우!!
이건 비라 말할수가 없는 너무나 굵은 빗줄기였다.
바람은 불어대고, 비는 쏟아지고,
힘없는 카누는 자꾸만 흔들리고....
그 짧은 몇분이 몇십분, 아니 몇시간으로 느껴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위험천만한 상황을 벗어나 큰배에 오를땐
생명을 다시 얻은 느낌이었고,
우리배에 탄 원주민 아저씨와는 어느새
어려움을 극복해낸 동지가 된 느낌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다른쪽 배 하나는 뒤집어졌다고 했다...
난 수영도 못하는뎅 -.-
정말 30년 감수했던 순간이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그 순간이 가장 잊혀지질 않는
태국 여행의 추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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