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러브 2006.03.25 12:19 조회 18157

한국의 관례의식이나 서양의 성년식처럼 태국에는 "부엇낙" 또는 "우빠쏨봇"의식이 있다. "부엇낙"은 불교의식에 기초한 것으로 태국에서 남자가 일시적으로 출가하여 수도자가 되는 것을 말하며 "득도식"이라고도 한다.

이 의식은 순수한 자행적 수행의식과 석가모니불의 은덕에 보은의 덕을 표하는 불교의식으로서 인도에서 전래되었으며, 이것이 태국에 유입되면서 토착화된 민속적 불교의식으로 발전되었다. 태국 최초의 통일 왕국인 쑤코타이 왕국 시대에 리타이 왕(1347-1374)이 왕의 신분으로서는 최초로 출가하였고, 그 후의 역대 왕들도 따라하게 되었다. 이러한 출가행위가 당시의 백성들에게까지 전파되었고, 그후 하나의 풍습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공덕을 쌓는 행위로서 일반국민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공덕은 일시적이라도 출가하여 수도 생활을 하는 것이다. 대개 우기 3개월 동안의 "카오판사(입안거)" 기간에 가장 많이 출가한다. 부모나 가까운 친척이 사망하였을 때 망인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 염려되어 자식으로서 또는 혈육으로서 불문에 입문하면 망인에 대한 구제가 가능하고 승천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장례식이 끝난 후 곧바로 출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부엇나화이' 또는 '부엇나쏩(불 앞 또는 시신 앞에서 출가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는 가장 큰 효행으로 세간으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게 된다. 수도기간은 일정하지 않으나 대체로 3개월이 일반적이고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일년 또는 일생 동안 환속하지 않기도 한다.

태국의 상좌부 불교는 승려의 경제활동이나 생산활동을 전면 금지하므로 승려의 식생활은 모두 재가신도들이 바치는 완전히 조리된 음식물 공양으로 이루어진다. 사원에는 부엌이 없고 채소를 가꾸는 텃밭도 없다. 승려는 돈이나 금품을 휴대할 수 없으며, 음식을 재가신도들이 보시하는 대로 공양하기 때문에 육식, 채식을 가리지 않지만 낮 12시 이후부터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에는 씹는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출가자가 일정기간 동안 수도한 후 환속하면 도덕적으로 완숙된 인간으로 인식되며 성관의 의미로 "팃(배우고 깨달아 인격을 갖춘 자)" 이라는 경칭을 이름앞에 붙여 부른다. 이는 참된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불교적 윤리체계의 행동화와 사회적 인간관계, 사회적 활동 능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에서 중책을 맡거나, 신용거래를 하거나, 청혼을 하거나 그밖에 모든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팃"의 경칭은 책임과 신뢰의 표상이다. 청혼할 때 남성의 수도생활 경력은 필수요건이다. 여자측의 부모는 신랑감의 가문이나 재산, 인물, 지위 등을 보는 것외에 "팃"이냐 아니냐를 중요시 여기는데 이는 외적조건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졌기 때문이다.

출가할 사람은 부모가 준비해 준 향. 초. 꽃을 쟁반에 담아들고 문중 어른들과 존경하는 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출가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데 이를 "깐라부엇"이라고 한다. 인사를 받는 사람은 "싸투(선과가 이루어지다)"라고 말하며 기뻐하고 칭찬해주며, 형편에 따라 축의금을 주는 관습도 있다. 출가로 인해 장기간 결근을 하는 일이 발생해도 어느 직장에서도 이때만은 유급휴가를 허락하는 것이 당연지사로 되어 있다. 대기업에서는 취업조건에 직원들의 출가를 위한 휴가기간과 인원수를 명문화하여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현직에 있는 중이라도 얼마든지 출가를 허락받을 수 있다. "부엇낙"은 미혼 남성들이 출가하지만 간혹 나이든 기혼자가 출가하기도 한다. 아내나 애인이 출가를 방해하면 수행의 방해자인 "만(사마)"이라고 비난을 받는다.

돈을 빌렸거나 죄를 범하여 출가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출가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출가전에 채권자나 피해자를 찾아다니면서 부채를 상환하거나 양해를 구해야 한다. 청정한 마음이 없으면 수도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가의식과 환속의식은 가문의 큰 경사에 속한다. 출가의식은 집에서 성대하게 행하는데 여유있는 가정에서는 2-3일간 큰 잔치를 벌이기도 해서 비용이 결혼식에 드는 비용과 거의 같다. 환속의식은 가족들만이 사원으로 가서 간단한 의식을 치른 후 집에 돌아온다.


완쏭끄란 축제


"쏭끄란"은 태국 고유의 설날이며, 태국에서 가장 무더운 달인 4월의 13일이 "쏭끄란"축제일 이다. 이날 태국인들은 새나 물고기를 방생하고 서로간에 향수를 뿌려주며 축수하는 풍습이 있다. 깨끗한 물에 향수를 약간 탄 다음 오가는 사람에게 뿌려주기도 한다. 특별히 치앙마이에서는 이 기간동안 성지순례, 미인선발대회, 무용공연, 사람들에게 물을 끼얹으며 축복을 하는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쏭끄란" 이란 뜻은 '자리 이동', 즉 태양이 새 별자리도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아침에는 스님께 음식공양을 한 후 모래쌓기를 한다. 절에 모래를 쌓는 것은 대단한 공덕행위로 본다. 북부지방에서는 재운이 있기를 빌며 모래쌓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절에 운반해 들어오는 모래처럼 행복이 넘치고 재물이 흘러 들어오기를 비는 것이다.

물을 끼얹는 것은 좋은 운수로 간주하며 서로 새해 복을 빈다. 처녀 총각들이 아주 재미나게 상대에게 물을 끼얹는데 이때 사용하는 물은 보통 향수를 섞는다. 그러나 더러운 물을 끼얹는 등 지나친 장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올바른 풍습이 아니다.

새와 물고기를 방생하는 것은 과거에 저질렀던 죄를 씻는 것이다. 그리고 액막이를 하고 새해에 행복과 평안을 있기를 기원한다. 한밤중에는 "싸바"놀이를 하며 처녀 총각이 서로 만날 기회를 갖는다.


응안러이끄라통


"러이끄라통"은 태국인들에게 가장 큰사랑을 받는 명절로서 태국력 12월 보름에 행해지는 축제이다. 이날을 맞아 태국인들은 "끄라통"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연꽃모양의 바나나잎으로 만든 작은 배에 불을 밝힌 초와 향, 꽃, 동전 등을 실어서 강물이나 운하 또는 호수로 띄워 보낸다. 그리고나서 노래부르고 춤을 추며 흥겹게 논다.

이 축제는 태국의 축제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축제로 사람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물의 신을 기리고 전년도의 죄를 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끄라통"을 띄워 보낼 때 각자의 액운과 재난을 함께 띄워보낸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또 각자 앞날의 소망을 말하거나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이때 촛불이 꺼지지 않고 멀리 떠내려 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밝은 보름달빛 아래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을 따라 촛불을 깜박이며 부드럽게 까딱까딱 흔들거리며 떠내려가는 많은 끄라통을 보는 것은 미학적 즐거움이자 그야말로 장관의 극치이다.

떠내려가는 끄라통은 수명이 짧다. 출발지에서 멀리 떠내려가면 아이들은 물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고 헤엄을 치며 따라가서 "끄랑통"을 잡기도 한다. 만역 아름다운 "끄라통"이라면 손아귀에 넣고자 쟁탈전이 벌어진다. 평범한 "끄라통"이라면 그냥 무시하지만 그러나 "끄라통"안에 넣은 동전을 챙기는 것은 잊지 않는다.

"러이 끄라통"은 기념적인 의식 행사가 없고 단지 "끄라통"에 있는 초와 향에 불을 붙여 물에 띄우는 것 뿐이다. 그러나 안에 넣은 동전과 촛불 그리고 향이 일종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잇다, 그런 의식이 물의 여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동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더럽힌 것에 대해 용서를 청한다는 것이다. 현 랏타나꼬신 왕조의 5대왕(1868-1910)은 "러이끄라통"은 어떤 인정할 만한 의식은 아니고 단지 모든 국민이 참여하여 즐기는 것이며 불교나 브라만 의식과도 관계가 없다고 하였다.


"러이끄라통"의 기원에 대해 추적해 보면 첫째, 해마다 물의 정령에게 제사를 지내며 다가오는 모든 죄를 씻고 고난을 물리치고자 물에 떠내려 보낸다는 설이다. 북부 치앙마이와 동북부인들은 커다란 "끄라통"을 만들어 횃불을 밝히고 그 안에 식량과 의복을 넣고 떠내려 보냈다. 이것은 출발지에서 멀리 떨어진 하류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며 이러한 행동을 통해 자신들이 지은 죄를 씻고자 했는 것이다.

둘째, "러이끄라통"은 물의 여신에게 감사의 제를 올린다는 설이다. 이것은 경제적 삶의 원천이 되는 물의 풍요에 의존해 사는 농경민에 의한 감사의 축제라는 것이다. 셋째, 저녁시간을 밖에서 보내기 위한 축제라는 설이다. 사람들은 즐거운 분위기 가운데 넘칠듯한 물 가까이서 보네고 싶어 아이들처럼 무엇인가를 떠내려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적 견지에서 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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