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러브 2006.03.25 12:20 조회 22979

태국의 재래식 식사 관습은 준비한 음식을 반상 또는 대나무나 원목으로 만든 마루 바닦에 모두 차려놓고 빙 둘러앉아 손으로 먹는다. 이러한 관습은 "랏타나꼬신" 시대부터 이어져 오다가 1900년대 초 "출라롱컨" 대왕의 현대화 개혁과 1932년의 입헌혁명 등으로 서구 문화가 유입되면서부터 점차 손으로 먹는 습관에서 숟가락이나 포크를 사용하는 식사 습관으로 변화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농촌의 노년층은 손으로 먹는 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하고 있다. 태국을 비롯한 각국, 서남아 그리고 중동의 전지역의 사람들이 과거처럼 손으로 먹는 습관을 가졌었는데, 이러한 습관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기후 때문일 것이다. 즉 사람들은 열대의 기후에서 살기 때문에 모든 음식을 뜨거운 상태에서 먹지 않고 식혀서 먹어야만 했고 따라서 뜨거운 음식을 즐겨 먹는 추운 지방에서 처럼 숟가락의 사용이 불필요했을 것이다.

오늘날 대체로 도시에서는 식탁을 사용하고 식기는 납작한 접시와 우묵한 대접들을 사용한다. 원래 태국 음식의 조리 방법이 식품 재료들을 잘게 썰어서 조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식사할 때에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으며 두 손으로 숟가락과 포크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숟가락과 포크는 개인의 접시에 담겨있는 음식을 떠먹을 때만 사용하며 다른 그릇에 담겨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개인이 사용하는 숟가락으로 직접 떠먹지 않고 "천끌랑" 이라고 하는 "중앙공동스푼"을 사용해서 각자의 식기에 덜어 온 다음 개인의 숟가락으로 먹는다.

그 밖의 태국인들의 식사 예절로는 음식을 먹을 때는 빨리 먹지 말 것, 소리내지 말 것, 음식을 씹을 때는 입술을 오무리고 씹을 것, 음식이 입안에 있을 때는 말을 하지 말 것, 국물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들이 마시지 말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것 등을 가르친다.


태국 음식맛의 특징은 음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고소하고 맵고 신맛이 나는 편이다. 거기에 다양한 향신료가 첨가됨으로 독특한 향미가 난다. 고소한 맛의 음식은 주로 야자즙의 맛이며, 야자를 사용하는 음식류는 과자와 떡 종류를 포함해서 백여 종류가 있다. 그리고 신맛을 내는 재료는 '레몬', '타마린드' 열매의 과육, 식초 등이다. 특히 '타마린드(Tamarind)'는 태국어로 '마캄삐약' 이라고 하는데 피를 깨끗하는 효과가 있어서 산후조리하는 임산부에게 그 과육을 물에 개서 3, 4일간 마시게 한다.

한편, 북부지방과 동북부 지방은 찹쌀밥이 주식이므로 세끼 모두 찹쌀밥을 먹는다. 이 두 지역이 고원지대이고 토양이 찹쌀 경작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찹쌀을 더 선호한다. 이 찹쌀밥은 대나무 시루에 쪄서 익힌 꼬들꼬들한 꼬드밥이기 때문에 손이나 용기에 붙지 않고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 이 찹쌀밥을 손으로 조금씩 떼어서 다른 반찬과 함께 먹는다. 반찬으로는 닭고기 구이, '랍' 이라는 소고기 무침, '쏨땀' 이라는 '파파야' 생채무침, '냄' 이라는 돼지고기 발효 음식, '남프릭 엉' 이라고 하는 쌈장과 각종 채소, '느어 켐' 육포, '깽헷' 이라는 버섯국, '캡무' 돼지가죽 튀김 등 그 고장의 토속 음식들을 잘 먹는다.

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백질 식품은 물고기이다. 태국인들의 단백질 섭취량의 50% 이상이 각종 물고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태국은 특히 '쁠라천(가물치)', 과 '쁠라둑(메기)'이 매우 흔하다

그러나 가격면에서 가장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물고기는 바다고기로서 '쁠라투'라는 것이 있다.

그외의 단백질 식품으로 계란과 오리알을 많이 먹는데 태국인들은 계란보다는 오리알을 더 선호한다. 그외의 태국음식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남찜(쏘스)'이다. 태국의 '남찜'은 매우 발달하여 음식 종류에 따라 곁들여 먹는 '남찜'의 종류가 각각 다르다. 어림잡아 30여종은 될 것이다. 그런데 대도시의 젊은 세대들의 식관습이 변해가고 있다. 태국인들은 본래부터 가족 단위로 외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지만, 젊은 세대들 중에 외식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신세대들은 미국에서 들어온 fast-food 회사인 Mc. Donald, KFC, Pizza Hut 등의 음식들을 꽤 즐기는 편이다.



일부 젊은 맞벌이 부부들은 집에서 음식을 조리 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저녁에 부부가 밖에서 만나 외식을 하고 집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완전 조리된 비닐봉지 포장음식을 사서 집으로 가지고가 전자렌지나 가스렌지에 비닐봉지 포장음식(반찬)을 데우고 밥만 새로 지어서 먹는게 보통이다. 주말이 되어야만 비로소 각자 취향과 구미에 맞는 음식을 집에서 조리하게 된다. 그들이 즐겨 사가지고 가는 음식들은 대부분 각종 '깽(찌개)' 종류이며 이러한 포장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은 각 시장이나 백화점, 큰 버스 정류장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장소에는 어디든지 있다. 이런 비닐봉지 문화를 "싸이 플라스틱"이라 한다. 길거리의 상점에서 콜라같은 청량음료를 사서 그 자리에서 마시지 않고 가지고 가면 병값을 따로 지불하는 곳이 태국이다. 그럴 때 "싸이 플라스틱 너이 캅"이라 말하면 비닐봉지에 얼음을 넣고 음료수를 좔~~좔 따라 넣고 빨대를 꽂은 다음 고무줄로 눈깜짝 할 사이에 묶어준다. 이 고무줄 묶는 솜씨는 태국인이라면 누구나가 손쉽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비닐봉지를 손가락에 끼고 다니며 음료수를 마신 다음 남아있는 얼음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는 휴지통에 버리지 않고 주차되어 있는 승용차의 지붕이나 오토바이의 손잡이, 또는 가로수 나무가지 등에 태연하게 걸어놓고 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세시풍속중에 "쏭끄란" 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민속의 날 같은 명절이 있는데 방콕 인근의 '프라쁘라댕'이라는 곳에서는 "카우쏭끄란"이라는 향기나는 쌀로 밥을 지어 만든 우리나라의 감주 또는 식혜와 비슷한, 물기가 거의 없는 일종의 발효음식을 절의 승려에게 보시하고 주민들도 먹는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송편을 빚거나 가래떡 먹듯이 "까라메"라고 하는 달콤하고 야자 향이 짙게 풍기는 태국 고유의 과자를 만들어 손님을 대접하는 관습이 있다. '부엇낙' 의례, 혼례, 집들이 그리고 기타 경사스러운 민속의례시에는 특별한 음식들을 푸짐하게 만들어 먹는 관습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음식은 "카놈찐 남야"이다. 이 "카놈찐 남야"는 멥쌀로 만든 길고 희고 가느다란 국수인데 가물치젓, 삶은 생 가물치살, 야자즙, 각종 향신료를 재료로 해서 조리한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이 음식을 경사스러운 날 반드시 먹는 이유는 그것이 맛있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국수의 색상이 흰색이므로 맑고 밝음을 상징하고 면발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수명과 모든 인간관계와 길한 일들이 오래 지속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례 때는 이 음식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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